동문 참석자 : 장달수(아들 장든솔), 남화균씨 부인(이름?), 전영문씨 부인(윤윤숙)과 그 딸 미희
우리 동문들은 어디 가고 부인과 딸들을 보낸 이유는 무엇인지?
설악산 잘 다녀았습니다.
20일 저녁 10시 반에 성내역을 출발하여
오색 약수터에 도착하니 새벽 3시 정도가 되었다.
우리 일행은 의료보험노동자 35명과 우리 회원 20여명이었다.
오색 약수터 주차장에서 준비된 라면과 간식을 아침으로
대신하려고 하였으나 시간을 지체하다보면 인파가 몰리고
대청봉에서 일출을 못 본다는 의견(?)이 있어 각자가 알아서
준비된 간식을 먹기로 하고 등산은 시작되었다(서둘러서 등산을 하게 된 이유는 나중에 알게 됨)
어두운 속에서도 회원은 서로서로를 확인하며 등산이 시작되었으나
전영문 동문의 딸 미희가 복통을 일으켜 하는 수 없이 조직부장,어머니 그리고
미희는 하산을 하고 말았다.
나는 아들 장든솔(초등3,10세)과 함께 하였기에 일행 맨 뒤에
처지게 되었다. 대청봉 꼭대기에 도착하니 아침 10시 정도가 되었다.
5키로메타의 계속된 경사 산행은 7시간 정도가 걸린 것이다.
아들은 지처버렸다.
늦게 꼭대기에 도착하니 모든 회원 동료들은 없고
등산패 장산곶매 회장과 남화균 동문 부인 등 3명의 회원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대청봉에 도착하여 사진을 찍으려 하였으나 우리에겐
사진기가 없었다. 집에서 준비하였으나 갖고 오지 못했던 것이다.
결국 대청봉 꼭대기에서의 아들과 사진 촬영은 꿈이 되어 버렸다.
참으로 아쉬운 순간이었다.
남화균 동문 부인은 설악산이 처음이고 대청봉이 처음인데
꼭대기에서 사진 하나 찍어 드리지 못해 여간 미안한 마음이 아니었다.
또한 그들은 아침 겸 점심을 먹고 난 후 였다.
아들과 오직 둘이서 밥을 먹게 되었다.
서둘러 밥을 먹고 대청봉 대피소에 내려오니 더욱 힘든 사건이 발생하여 있었다.
대부분의 회원들은 8시 전후하여 도착하였다고 했다. 사진을 촬영하는데 찍사가
좋은 그림을 담기위해 뒤로 뒤로 물러서다가 그만 1미터 높이에서 실족하여 발목을 다쳤다는 것이다.
회원들은 오도 가도 못하고 있었다. 회장과 사무국장인 내가 도착할 때까지 응급처치만 하고 쉬고 있는 상태였다.
공원관리사무소 직원들은 우리가 부축하여 내려가라는 권유를 하였다. 그러나 환자는 한쪽발을 전혀 쓰지 못하였다.
그래서 119로 전화 신고를 하였다. 환자 상태에 대하여 묻고는 출발한다고 통보가 왔다.
신고 후 20분 후 헬기는 굉음과 함께 도착하고 환자는 속초 시내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우리 아들 장든솔의 사투는 다시 시작되었다. 5키로미터는 어렵사리 왔지만
중청봉-끝청-서북능선-한계령까지는 무려 7.5키로메터가 남아 있었다.
산길 7.5키로메터를 상상해 보라.
가도 가도 끝이 없었다. 마라톤을 종주한 나도 조금은 짜증나는 산길이었다.
산행 도중에 다리에 쥐가 나서 쓰러저 있는 어른 둘을 볼 수 있었다.
드디어 아들은 가도 가도 끝도 없는 산길에 울음을 터트렸다.
나도 조금은 두려웠다.
아들과 나 중에 하나라도 다치면 어떻게 할 것인가?
피로와 두려움에 지친 아들은 세번 정도 울음을 터트렸다.
그러면서도 자기는 힘들어서 우니 것이 아니라는 말과
아빠는 힘들지 않는냐고 물었을 때 나의 마음은 뭉클하였다.
그러나 우리는 해냈다.
서로를 격려하며 도착한 곳은 대승령과 한계령의 갈림길.
이제부터의 길은 계속 내려가는 길이었다.
지친 사람과 초보자의 경우 하산길이 더 어렵고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
아들에게 얼마가지 않으면 도착한다는 달콤한 말로 계속 격려를 하였으나
더 이상 나의 말을 믿지를 않는 모습이었다. 장든솔은 완전히 지처버렸다.
그러나 우리는 서로를 격려하며 하산을 계속하였다.
하산 1키로메터 전방에 한계령이 기시권안에 들어오자.
아들은 힘을 내기 시작하였다. 내심으로는 "녀석아 기뻐하지 마라
산길 1키로메터는 너의 걸음으로 1시간 정도 걸릴 것이다."라는 생각을 하였다.
그 이후 이전보다는 즐거운 마음으로 내려왔다.
한계령 도착시간 오후 5시.
아들 장든솔과 나의 장장 14시간의 산행은 끝이남.
간단한 음식 후 6시 정도에 서울로 출발함.
서울 도착시간 12시. 아들과 포장마차에서 우동 한그릇하고 집에 도착하니 새벽1시.
짐 정를하고 아들과 샤워를 끝내니 1시 반. 이후 취침.
전날 저녁 8시에 출발한 산행길이 다음 다음날 시벽 1시 반에 종결되었음.
산행을 통하여 아들과 동고동락하고 밀착된 시간은 29시간 반이었음.
정리한다면 높은 지대라 기대했던 것처럼 단풍은 없었고,
단지 웅장하게 솟은 기암절벽이 가슴에 와 닫는다.
아들과 나는 어려움을 통하여 보다 자연스럽게 가까워 질 수 있었다는 것이
이번 산행의 가장 큰 성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은 어려움을 통하여 가까워 진다는 속설을 깨달았다.
다음 산행에는 민주동문들의 많은 참여를 생각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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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장달수(건축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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