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0월 17일 '사는 이야기' 게시판의 산행관련 글을 옮겨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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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아름답게 깊어가고 있습니다. 하늘은 맑고 사람의 마음도 풍요로워지는 참으로 좋은 때입니다.
지난 주 민주동문회 회원들과 두번의 작고 아름다운 만남을 하였습니다.
첫번째는 13일 경희대에 올 연말 홍콩에서 열릴 세계 각료회의 저지 투쟁을 위한 기금 마련을 위해 상경하신 84학번 황호숙 동문의 남편 유남현 순창군 구림면 농민회 회장님과 부회장님을 찾아뵌 것이고 두번째는 예정된 대로 15일 북한산 산행이었습니다.
13일 경희대에는 저와 제 부인,81학번 이유숙, 82학번 이병욱,83학번 김승배와 이창희,85학번 신병철,82학번 김성호 등 8명이 갔었습니다. 트럭에 순창에서 나온 밤과 복분자술 그리고 순창고추장을 가득 실고 상경하신 두분과 만나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유남현 회장이 직접 까준 밤과 부회장님이 직접 구어준 군밤을 안주 삼아 경희 교정에서 복분자주을 맛있게 먹다가 자리를 옮겨 아구찜을 시켜서 저녁과 함께 반주를 먹었습니다. 재작년에 민주동문회 회원 일부가 순창군 황호숙 동문의 집에 가서 환대를 받았던 이야기를 안주삼고 수매제도를 없앤 뒤 요즈음 쌀 값이 평균 가마당 3만원 이상 떨어진 현실에 분노하고 홍콩에 1,300명의 농민이 대거 참여하기로 한 계획에 대하여 격려하는 자리였습니다. 술이 조금 들어가자 구림면 농민회 부회장님의 재미있고 따뜻한 이야기와 함께, 조만간 순창을 꼭 방문해주실 것을 거듭 요청하시는 말씀이 계속되었습니다. 저는 2만 8천원하는 복분자 12병과 이창희 동문은 1만 2천원하는 순창고추장 15통을 자진 인수받아 팔기로 하였고 , 참가한 동문 모두 밤과 술과 고추장을 한아름 사서 들고 약간 알딸딸 기분으로 기분 좋게 집으로 갔습니다. 농민의 현실이 점점 팍팍하고 어려워진다는 가슴쓰린 현실도 안고 돌아갔습니다.
15일 맑은 가을날 구기동에서 8명의 동문이 만나 민동 사상 처음으로 등반을 하였습니다. 지난 2005년 민동 여름한마당 준비팀의 해체식에 제안되어 추진된 산행이었습니다. 저, 80 전영문, 83 황인상과 김승배, 85 박기영, 88 윤현종과 김기용, 92 김성호 이렇게 8명은 금선사 쪽에서 출발하여 비봉을 거쳐 사모바위에서 김밥과 막걸리 그리고 와인을 먹고 승가사 쪽으로 내려왔습니다. 박기영 동문은 타고난 체력으로 훨훨 날아다녔고 김승배 동문은 많이 힘들어 했습니다. 그러나 모두 조금씩 보듬어 주면서 무사히 등반을 마치었습니다. 사모 바위 밑에서 멀리 백운대와 인수봉을 바라보면서 함께한 점심 시간은 참으로 즐겁고 화기애애한 자리였습니다. 산을 갈때마다 느끼듯이 한없이 작은 인간의 모습과 의연한 자연의 힘에서 다시 우리 삶의 올바른 방향과 열심히 살아갈 힘을 얻었습니다. 산을 내려와 이어진 2차에는 87학번 임훈 동문도 함께하여 더 즐거웠습니다. 이자리에서 아예 민주동문회 산악회를 조직하였습니다. 산악회 고문 전영문 동문, 회장 김승배 동문, 등반대장 윤현종 동문, 총무 신경숙(97학번 영문) 동문으로 임원진을 구성하고 적어도 한달에 한번은 등산을 하기고 하였으니 동문 여러분께서도 적극 참여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날 자리는 다시 계속 되어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 옆 전어축제장으로 이어져서 저녁 6시까지 선후배와 우의를 다지고 산악회의 발전을 위해 마음을 모았습니다.
두번의 작은 나들이를 통하여 좀 더 깊게 동문들을 만나고 최근 현안과 고민을 함께할 수 있어서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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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강병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