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궁인 경복궁에 이어 창덕궁은 태종 5년(1405)두 번째로 지어진 조선의 궁궐이다. ( 5대 궁;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은 인조임금이 병자호란에서 패배하고 삼배구고두레(3번 절할때마다 3번 씩 머리를 땅에 박는다) 를 한뒤 머물었던 곳, 경희궁, 일제가 고종황제를 강제 퇴위 시키면서 덕을 누리며 살으라는 의미로 붙여준 덕수궁은 경운궁이라 부르는게 좋겠죠)
임진왜란으로 서울의 모든 궁궐이 불탄 후, 경복궁은 불길하다는 이유로 고종2년(1865)까지 폐허로 방치되었으나, 창덕궁은 광해군(1608~1623)때 곧바로 재건되어 가장 오랫동안 실질적인 조선의 정궁으로 사용되었다.
평지에 지어진 경복궁의 주요 건물들이 남북을 축으로 하는 일직선을 따라 엄격하게 배치된 데 비해, 산자락에 자리잡은 창덕궁의 건물들과 정자들은 산의 지형지세에 따라 자연스럽게 배치되었다.
창덕궁의 정문으로 현재 남은 궁궐의 가장 오래된 돈화문을 지나, 서울의 가장 오래된 돌다리로, 풍수설에 의해 명당수, 정화수, 방화수 등의 역할을 한다고 믿어 궁궐에 들어갈 때 꼭 시냇물을 건너서 들어갔다는 금천교를 경건한 마음으로 건넜다.
인정전은 신년 하례식, 세자 책봉, 외국 사신 접견 등 공식적인 행사를 거행했던 창덕궁의 으뜸되는 건물인데 비해, 선정전은 임금의 개인적인 집무실로 유일한 청기와 건물인 것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큰 앞마당인 저정은, 중앙은 어도(임금이 다니는 길),동쪽은 문관, 서쪽은 무관이 다니는 길로 나뉘어 있어 그 법도와 위계가 새삼 놀라웠다.
헌종의 개인적인 휴식 공간 낙선재, 순조 아들 효명 세자가 순조의 덕을 기리기 위해 지은 연경당, 효명 세자의 사색 장소인 기오헌 등은 사치스러움을 경계하여 단청을 하지 않아 조선의 일반 사대부 집을 연상시킨다.
군자의 덕으로 연꽃을 사랑한다는 뜻으로 지은 애련지, 그 옆의 돌로 된 늙지않는다는 뜻으로 임금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불로문,사각형의 연못은 땅을, 가운데 둥근 섬은 하늘을 상징한다는 동양의 우주관으로 조성된 부용지 등은 무한한 정취를 자아내고 있었다. 특히 부용정 1, 2층 집은 학문 연구 기관인 규장각과 지금의 열람실인 주합루로 정조의 탕평책을 엿볼 수 있었고, 연못 옆 영화당에선 과거 시험이 치러졌다고 하니 감회가 새로웠다.
그외에 경복궁의 왕비 침전인 교태전을 옮겨 지은 대조전과 그 후궁인 큰뜰과 화원은 왕비의 시름과 애환을 달래는 데 적격이었다.
마지막으로 궁 동궐도에 심어진 향나무는 용의 뒤틀림이 보이는 천연 기념물 194호로 수령이 750년 정도로 추정된다 하니 세월의 무상함이 느껴졌다.
서울 사람이면서 너무 오랜동안 수도의 보물, 국보, 천연 기념물 등을 잊고 살았다고 생각하니 좀 부끄럽다. 이번을 계기로 우리 것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가져야겠다고 다짐해본다. 으쌰으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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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윤윤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