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많이 힘들었어요
첫 경기 후 벌써 다리가 후들거려 말은 안 했지만 죽을 맛이더군요
나이도 와이프도 원망스런 하루였습니다
딱히 도움이 못 된 스트라이커에게 꾸지람 한마디 없으신 감독님 이하 전 선수들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실력도 체력도 엇비슷한 팀들끼리 모인 엊그제의 경기를 돌아보며 그래도 우리가 1위를 할 수 있었던 이유가 뭘까 곰곰히 생각해 봤습니다
또 생각합니다
별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순전히 운이였겠지요
아닌가요
두 번의 전대협배 경기 때와 비교해 생각해 봤더니
글쎄
딱 한가지
감독의 용병술 차이였습니다
경기 흐름과 팀 분위기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끈 선수교체 시기의 선택도, 어중간한(?)-근태 니 얘기다- 선수들의 포지션 지정도 우리팀의 수준과 상황을 가장 잘 활용한 최상의 전술이었단 생각입니다
중요한 대외경기에서 누가 근태를 스트라이커로 기용할 도박을 할 수 있었겠습니까
붙박이 주전 상규와 기훈이의 벤치명령도 그렇고 봉수, 기훈이, 영광이로 이어지는 키퍼 선택도 그렇고
하여튼 모두가 기분 좋게 예선통과를 축하할 수 있게 한 탁견이였습니다
그날을 기점으로 이젠 누구도 전 감독의 존재를 추억하진 않으려는 분위깁니다
아쉽지만 겸허히 받아들이렵니다
이제 제 몫과 영광은 온전히 필드로 내려왔습니다
갈고 닦아
새로운 삶을 찾으렵니다
그날의 부진을 진심으로 사과하며
앞으로의 제 분투를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화이팅"
"근태야 아직 게임은 끝나지 않았다
긴장 풀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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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전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