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 서울의 부활'이라고요?
[오마이뉴스배 축구대회 참가기]
김봉수(insman) 기자
지난 11일. 전날 과음을 했지만, 여느 토요일과는 달리 새벽에 기상을 한 날이었다. 바로 필자가 몸을 담고 있는 '썬데이 서울' 축구팀이 <오마이뉴스>배 시민사회단체 축구대회 16강전을 치루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부랴부랴 세수를 마친 후 근처에 사는 다른 회원 형님의 차를 얻어 타고 경기장으로 향했다. 경기장에 도착하니 오전 9시. 경기 시간까지는 아직 1시간이나 남아 있었지만, 벌써 여러 회원들이 나와 몸을 풀고 있었다. 체조도 하고 달리기, 킥 연습 등으로 몸을 풀면서 경기 시작을 기다리고 있으려니 상대팀인 <오마이뉴스>A팀도 하나 둘씩 도착하고 있었다. 대한축구협회 소속이라는 심판들의 엄격한 통제 하에 서로 수인사와 사진 촬영을 마치고 게임이 시작됐다.
게임 결과는 우리 팀의 4-1 완승이었다. 전반전의 경우 선제골을 넣으며 게임을 리드하긴 했지만, 일시적인 수비 난조와 판단 미스로 한 골을 잃은 것이 영향을 미쳐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하지만 후반전은 <오마이뉴스>A팀 선수들의 급격한 체력 저하, 그리고 우리 팀의 효과적이고 여유 있는 공격이 위력을 발휘하면서 급격히 승부의 추가 한 쪽으로 기운 게임이었다.
이로써 우리 팀은 8강에 진출했고, 역시 이날 경기에서 '문화연대'팀에게 5-0으로 일방적인 승리를 거둔 강팀 <오마이뉴스>B팀과 오는 18일 일산 국민은행연수원에서 자웅을 겨루게 됐다.
그러나 이날 경기는 '썬데이 서울'팀의 선수들에겐 '전반전'에 불과했다. 이후 '썬데이 서울'팀 선수들은 미리 예약해둔 용인의 한 콘도에 짐을 풀고 족구와 미니축구 게임, 기타 게임(?) 등으로 다음날 새벽까지 격렬한 '후반전'을 치렀기 때문.
'썬데이 서울'팀의 선수들은 또 오는 18일 8강전이 끝난 후에도 승패와 관계없이 치열한 '후반전'을 준비하고 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참, 이번 대회에 참가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은 "도대체 당신들 정체가 뭐냐"라는 질문이다. 다들 7~80년대의 그 유명한 '도색'(?)잡지인 '선데이 서울'을 기억하면서 혹시라도 무슨 관계가 있냐는 것이다. 일설엔 '선데이 서울'의 퇴직자 내지는 그 후손들 모임일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고, 새로 재창간 하기 전에 미리 이름을 알리기 위해 결성된 팀이라는 설도 있다.
아무튼, 여기 이 자리에서 우리 팀의 정체를 '학실히' 밝히는 바이다. 우리 팀의 또 다른 이름은 바로 '서울시립대학교 민주동문회 축구 모임'이다. 우리 팀은 서울시립대를 졸업하거나 인연이 있는 사람들이 모인 팀이며, 학생운동 시절 겪었던 일들을 어느 누구처럼 '한때의 치기어린 실수'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아니라 '추억'과 '좋은 경험'으로 생각하며 사는 사람들이 모인 팀이다.
늘 바쁜 일상생활이지만 "시대와 더불어 민중과 함께"라는 서울시립대 민주동문회의 '공식 슬로건'을 되새겨 보는 사람들의 팀이다. 자랑 같지만 이래서 우리 팀은 다른 팀보다 조직력이 좋다. 좀 더 사람과 세상에 대한 예의를 지키게 하고, 내 자신을 엄격하게 하는 게 '학생운동'이라는 약의 효과라면, 그런 약을 복용한 사람들이 모인 팀의 분위기는 어떨 것이라는 쯤은 굳이 더 이상 '자랑'하지 않아도 될 듯싶다.
추신 ; 축구대회를 준비하고 주최해 주신 오마이뉴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주말에 쉬지도 못하고 대회를 여는 모습에 감동받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번 기회를 빌어 대회 참가비나 운동용품을 종종 지원해 주시는 서울시립대 민주동문회의 강병수 회장님과 다른 회원님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이날 경기에서 중상을 입어 당분간 경기를 할 수 없게 된 '썬데이 서울'의 주장 김상규 형님께 심심한 위로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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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봉 
